일본의 메가 뱅크 | 미즈호 은행 4편(최종화)

일본의 메가 뱅크 | 미즈호 은행 3편

일본의 메가 뱅크 | 미즈호 은행 3편

마지막으로 일본흥업 은행입니다.

영문명으로는 IBJ, Industrial Bank of Japan인데, 어디서 많이 본 이름이네요.

흥업(興業), 즉 산업을 흥하게 한다는 의미인데 우리나라 IBK 기업은행의 설립 취지와 영문 이름 등이 유사합니다(업무내용은 산업 은행에 더 가깝습니다).

 

1896년 농공업 개량을 위한 장기 대출을 목적으로 '일본권업은행법'이 제정되어 다음 해에 일본권업은행이 먼저 설립되었습니다.

일본권업은행은 양잠, 방직, 식품 등 농업과 밀접한 경공업에 주로 대출을 하였는데, 청일전쟁(1894년)을 계기로 급성장한 제철, 조선, 전력 등 중공업분야는 제외되었습니다.

자연히 산업계에서는 국내자본이 부족하므로 외국자본도입을 주장하였는데, 기업 단독으로 외자를 조달하는 것은 어려웠고 정부 보증부 외채를 발행하여 국내 중공업 자본에 제공하는 공업의 중앙은행 성격을 띄는 은행이 구상되었습니다.

이에 1899년 '일본흥업은행법'이 의회에 제출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1902년 일본흥업 은행이 영업을 개시하여 2000년에 미즈호 은행으로 통합되기 전까지 오랫동안 일본 기업들의 장기자금금융 전문 은행으로 역할을 수행합니다.

 

1990년대에는 프로젝트 파이낸스 실적 세계 1위, 중국 발해만 석유개발, 광둥성 발전소 건설, 말레이시아 천연가스생산 프로젝트, 인도네시아 화력 발전소 건설 등 일본 내는 물론 아시아 지역의 산업 건설을 지원하는 장기금융업무를 맡았습니다.

합병 후에도 이러한 체질은 변하지 않아서 선박, 플랜트 금융 및 프로젝트 파이낸스 등 기업 금융이 중심인 미즈호코퍼레이트 은행은 사실상 일본흥업은행이 그대로 승계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즈호 은행 내에서는 원래의 은행 본점 소재지를 들어 서로의 출신을 구별한다고 합니다.

도쿄 마루노우치에 위치한 일본흥업 은행 본점을 따서 일본흥업 은행 출신은 마루노우치, 오테마치에 있던 후지 은행 본점을 따서 후지 은행 출신은 오테마치, 우치사이와이쵸 지역에 본점이 있는 제1권업 은행 출신은 우치사이와이쵸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전산사고 외에도 미즈호 은행에서는 2013년 폭력단 및 반사회세력에 대한 불법대출 사건, 2015년에 주식투자 사기사건 등에 휘말리는데, 이걸 또 쓰면 이미 길어진 분량 더 길어질 것 같고 그냥 언급만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기타 소소한 사항으로, 옛날 주택복권운영을 맡았던 주택은행처럼 미즈호 은행은 로또 복권, 즉석 복권, 점보 복권 등 각종 복권의 판매 운영을 맡고 있는 은행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로또 1등에 당첨되면 농협은행에 가듯이요.

 

이상으로 일본의 메가 뱅크 3곳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 일본 은행들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제 경험과 섞어 가급적 재미있게 써보려 노력했습니다. 

 

사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은행은 힘든 곳입니다.

개인 부문은 불특정 다수 개인을 끝없이 상대하며 민원에 시달리고, 기업 부문은 금액 단위가 크고 수많은 업종과 기업을 상대하며 막대한 업무량과 야근에 시달립니다.

그만큼 높은 연봉 등 보상이 큰 편이긴 하며 금융업의 최전선에서 경험을 쌓다보면 남는 것은 은행 잔고와 흰 머리라고 할까요.

 

아무튼 제 글이 여러분들의 관심과 지적 욕구 충족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일본의 메가 뱅크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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