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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메가 뱅크 | 미즈호 은행 2편

정보 365 2022.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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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메가 뱅크 | 미즈호 은행 1편

 

일본의 메가 뱅크 | 미즈호 은행 1편

미즈호 은행 みずほ銀行, Mizuho Bank, 파랑은행 일본 메가 뱅크의 마지막 퍼즐, 미즈호 은행입니다. 미즈호 은행의 전신인 제1은행은 이름 그대로 일본에서 최초로 설립된 은행이자 최초의 주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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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번째 사고

이렇게 지난한 과정을 거쳐 시스템을 개발하여 문제가 해결되었느냐? 아닙니다.

오히려 더 큰 사고가 터지는데요. 2021년 그러니까 작년 2월 말부터 3번째 대형 전산사고(이번에는 시리즈로 터집니다)가 이어지는데 이번에는 2월 28일, 3월 3일, 3월 7일, 3월 12일, 8월 20일, 8월 23일, 9월 8일, 9월 30일(이쯤되면 세기도 힘듭니다)에 이어 기어이 연말 마지막 날인 12월 30일까지 무려 9차례, 장애 종류도 ATM, 해외 송금, 창구 단말, 인터넷 뱅킹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사고가 터집니다.

 

사고가 이어지자 3월에는 은행장이 직접 TV에 나와 사과를 하고, 6월에는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사장과 미즈호 은행장이 4개월간 급여 절반 반납을 하며 '수습책'을 내놓은 뒤에도 장애가 발생하여 9월에는 금융청도 도저히 안되겠던지 미즈호 은행의 전산 시스템을 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행정 처분을 내립니다.

미즈호 은행은 위와 같은 수많은 전산 트러블로 신용도가 떨어지고 있었는데 그 근본적인 원인은 합병 전의 3 은행이 3개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더라도 통상 은행이 합병되면 어느 하나의 시스템을 남겨두고 나머지는 폐지해야 할 것을 무리하게 통합하려는 시도를 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미즈호 외 다른 두 메가 뱅크는 한 은행의 시스템만을 선택해서 통합하고 나머지는 없애버림). 

 

미즈호 은행 내부에 아직도 사용되는 낡은 시스템 개발자가 퇴직하고, 새로 만든 시스템의 개발 분산화로 인해 누구 하나 시스템의 총괄적 전모를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없는 상태인 것입니다.

IT 전문가들도 근본적인 수정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으며 이만큼 거대한 시스템에서는 밑바닥부터 모두 새로 구축하는 것도 비현실적일테구요. 

 

그 결과 2022년 들어서도 전산 트러블은 현재 진행형이며 일부 경영진에 의하면 이젠 포기 상태라고 해야 하나, 서비스 장애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서비스 장애 시 현장에서 시급히 문제를 수습하도록 지점 담당자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합니다.

 

전산사고 얘기가 너무 길었습니다. 그래도 미즈호 은행의 성격을 이해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써봤습니다. 

이제 슬슬 합병 얘기로 넘어가겠습니다.

미즈호 은행의 전신인 제 1권업은행(다이이치칸교은행), 후지은행, 일본흥업은행은 각각 명문 은행 중의 명문이었습니다.

 

제 1권업은행은 구 제 1은행과 일본권업은행의 합병으로 예금량으로는 한때 세계 최대이기도 했으며 후지은행야스다 재벌의 흐름을 잇는 도시 은행이며 합병 당시 13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 중 하나였습니다.

일본흥업은행은 패전 후 일본 부흥에 장기 자금을 제공하는 '장기신용은행'이었기 때문에 특히 우수한 인재들이 모이기로 유명했습니다(한국에도 비슷한 성격으로 현 KB국민은행에 합병된 한국장기신용은행이 존재했습니다).

 

각각 기업 그룹을 형성할 정도로 많은 자회사를 가진 거대 조직이었는데, 그런 은행 3곳이 프라이드를 갖고 '대등한 정신에 의한 합병'이라는 이름으로 2002년 미즈호파이낸셜 그룹을 발족시켰습니다.

 

미즈호 은행에서는 결과적으로 이 정신이 발목을 잡게 되었습니다.

만약 강자가 약자를 합병한다면 어느 쪽 시스템을 남길지 명확 하겠지만(미쓰비시UFJ 은행의 경우 미쓰비시 은행은 IBM, 도쿄 은행은 후지쯔, UFJ 은행은 히타치의 시스템을 써왔으나 합병 후 미쓰비시 은행의 IBM으로 통합.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의 경우 사쿠라 은행은 후지쯔, 스미토모 은행은 NEC의 시스템을 썼으나 합병 후 스미토모 은행의 NEC시스템을 이용), 3행 대등으로 인해 리더십이 불명확하게 되어 은행 역시 미즈호 은행과 미즈호코퍼레이트 은행 2행 체제로 재편되는 어정쩡한 형태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아래에는 각 은행과 전산 자회사, 은행 시스템 담당 벤더의 암투가 있었습니다. 

전산 부문에 배속된 은행원의 경우 만약 자기가 담당하는 시스템이 없어지면 업무도 없어져버리고 원래 은행에 있지 못하므로 '출향'(자회사로의 원치 않는 이적, 한자와 나오키에 많이 등장)당하며, 당장 연봉도 적어도 30%는 깎이게 됩니다.

심지어 IT시스템 자회사는 회사별로 매각되기도 하며 실제로도 사쿠라 은행의 전산 자회사였던 사쿠라 정보시스템은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의 탄생 이후 스미토모 은행 시스템의 채택으로 인해 매각되어 버립니다.

 

원래 은행 합병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중복 비용의 절감인데 영미권 은행이라면 합병 시 대규모 인원 정리가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아직도 종신고용문화가 강한 일본 특유의 기업 문화에서 경영히 현저히 어려운 기업이 아니라면 대규모 인원 정리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즉 비용 절감에 있어 인건비가 아닌 시스템 투자비용의 절감에 포인트를 두었던 것도 원인이라 하겠습니다.

 

9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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