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철회와 구주매출
안녕하세요,
오늘은 공모주 관련 큰 뉴스가 있었습니다.
바로 현대엔지니어링이 예정되어 있던 상장을 철회한다는 뉴스였는데요.
현대엔지니어링은 26일에 기관을 상대로 수요예측을 진행하였고 원래대로면 오는 2월 3일과 4일 양일간 공모주 일반 청약을 받을 예정이었습니다.
원래대로였다면 오늘(28일)까지 57,900원에서 75,700원인 밴드 중 최종 공모가를 결정해야 됐었으나 돌연 공모 철회 신고서를 공시하였습니다.
철회 이유는 "수요예측을 실시하였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하여 공동대표주관회사 등의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라고 밝혔는데요.
실제로 기관투자자 대상의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100대 1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상장한 대형주 LG에너지 솔루션의 경쟁률이 2,023대 1인것에 비교하면 매우 실망스러운 수치입니다.
이 경우 밴드 하단 또는 하단 이하로 최종 공모가가 결정되어 자금 조달 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됩니다.
어떤 회사든 최하단에 걸린 공모가 예상을 가지고 자금 계획을 짜지는 않을테니까요.
현재 증시 제반 요건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나,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철회의 배경에는 높은 구주매출 비율 및 HDC현대산업개발의 부실 시공 사고로 인한 건설업평 추락이 있습니다.
HDC현산의 사고는 뉴스로 많이 접한 상태이니 구주매출에 대해 살펴보면,
일단 공모주 발행 방법으로는 신주매출과 구주매출이 있습니다.
신주 매출은 말그대로 신주를 발행하여 공모를 하는 것이고 구주매출은 기존주주가 가지고 있던 지분을 일반 청약에 내놓는 것입니다.
이 구주매출이 IPO의 흥행과 큰 연관이 있는데요.
직전 대형 공모주였던 LG에너지솔루션의 사례와 비교하여 설명해보겠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에 LG화학이 전지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여 설립한 회사입니다.
즉,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의 100%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공모에서는 LG화학의 지분 20%가 구주매출로 나왔습니다. 20%가 금액상으로는 크지만 전체 공모 진행에 있어서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시장의 반응이었습니다. 어찌됐든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가는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30만원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의 구주매출 비중은 75%입니다.
최대주주는 현대건설 38%, 그다음으로 정의선 회장 11%인데, 이번 공모의 구주매출 1200만주 중 정의선 회장의 처분 지분이 절반 가까이나 된다고 하네요.
그러면 기업 공개로 조달한 어마어마한 자금이 회사를 발전시키는 데 쓰이지 않고 상당부분 오너의 자금 회수로 흘러가게 된다는 말인데, 시장에서 좋게 평가할 리가 없습니다.
그럼 조달한 돈으로 현엔 자체에 투자하지 않고 뭘할까요?
아마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겠죠? 그래야 승계 완성...
재벌이 원하는 큰 그림을 일개 개미가 어떻게 알겠습니까마는 일단 이번 공모를 통해서는 원하는 퍼즐을 완성할 수 없으니 공모를 철회하지 않았을까요.
이번 말고도 구주매출이 높아 IPO에 실패하거나 공모를 철회한 사례는 많습니다.
최근의 케이카는 구주매출이 무려 91%였습니다. 여긴 공모로 자금조달해서 도대체 뭘 하려고 하는 것인지....
또 상장을 추진했던 시몬느는 구주매출이 80%였는데, 대주주인 블랙스톤PE가 공모로 본인들 자금 회수하는게 아닌가.. 하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판을 짜서 돌아오겠죠?
그때 다시 내용을 분석해봐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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